물류 업계의 풀필먼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풀필먼트란 상품이 입고되고 보관된 뒤 출고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일컫는데, 이 과정을 물류센터에서 담당하는 서비스다. 상품의 주문부터 고객이 전달받는 모든 과정이 간소화되어 빠른 배송이 가능해진다. 특히나 우리나라같은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곳에서는 유리하다. 대표적으로 쿠팡과 마켓컬리 같은 기업들이 주력하는 로켓배송, 새벽배송 등이 풀필먼트를 통해 이뤄진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이러한 풀필먼트 서비스는 판매자(셀러)가 물류에 전혀 관여하지 않아도 되고 나아가 교환이나 환불까지 물류센터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이점이 많다. 이 때문에 네이버를 비롯해 여러 이커머스 기업들이 풀필먼트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이커머스 업체들뿐 아니라 제조업체들도 풀필먼트 서비스를 찾고 있다. 

이처럼 풀필먼트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아워박스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서나가고 있다. 풀필먼트에 잇따라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바 있는 네이버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기업이기도 하다. 다만 네이버가 투자한 다른 풀필먼트 사업체들과 다른 점은 콜드체인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네이버가 냉장, 냉동 식품을 판매하는 셀러들을 모객하기 위함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가 주력 중인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농산물 직송, 신선식품 등 여러 소상공인 셀러들을 물류 부문에서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워박스는 이번 투자 이전부터 네이버와 협업해 이미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시스템과 자사의 물류 시스템을 연동하는 작업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설립된 짧은 연혁의 스타트업임에도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아워박스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1년 여의 시간을 쏟은 뒤 2019년 유한킴벌리의 풀필먼트 센터 구축 수주를 따냈다. 당시 수주에는 CJ대한통운, 롯데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참여했음에도 스타트업이었던 아워박스가 수주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아워박스는 업계의 주목을 단박에 받게 됐다. 아워박스의 박철수 대표는 풀필먼트 서비스는 실제 물류 고민을 안고 있는 셀러들의 기준에서 개발되어야한다며 이것이 곧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기술 경쟁력으로 어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봤다. 이후 여러 기업들의 풀필먼트 컨설팅과 운영 대행을 맡으며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아워박스는 지난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쾌거를 이뤘고 올해는 투자금 100억원까지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