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동영상 OTT로 주목을 받았던 퀴비가 서비스 출시 6개월 만에 폐업 수순을 밟았다. 모바일 전용 숏폼 동영상을 주력으로 내세운 퀴비는 출시 전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2조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그런 퀴비가 예상과 달리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서비스 종료를 알린 것이다. 

퀴비는 넷플릭스와 틱톡을 결합한 독특한 모델로 OTT 시장의 초신성으로 떠올랐다. 서비스 뿐 아니라 퀴비를 설립한 창업자들의 이력으로도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드림웍스의 공동창업자인 제프리 카젠버그와 HP, 이베이의 CEO 출신인 맥 휘트먼이 의기투합해 설립된 퀴비는 출범 후 곧바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으며 헐리우드 유명 감독과 배우들을 차례로 영입했다. 기존 OTT와 다른 방식의 숏폼 컨텐츠들과 모바일 앱 기능은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다. 

이러한 관심 속에 퀴비는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90일 간의 무료 서비스 기간을 거쳤다. 하지만 퀴비는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서비스 런칭 첫 날 다운로드 수는 30만 건 수준으로 기대와 달리 초라했으며 90일 간의 무료 서비스 기간이 지난 후 유료 전환 가입자는 8% 정도에 그쳤다. 

예상과 달리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한 퀴비의 패인은 무엇일까? 퀴비는 숏폼 동영상을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짧은 시간에도 짬을 내어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소비자들은 짧은 동영상을 찾지 않기 시작했다. 게다가 모바일만 지원했던 퀴비는 더욱 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오히려 수혜를 본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타 OTT와는 대비되는 성적을 받아야했다. 준비된 콘텐츠 수에 비해 유료 서비스가 다소 비싸다는 의견도 지배적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런칭한 디즈니 플러스의 경우, 약 8,000편 가량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이와 달리 퀴비는 약 50여 개의 콘텐츠를 제공했다. 그럼에도 가격은 디즈니 플러스, 넷플릭스 등 기존 OTT 서비스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저렴한 버전을 사용할 시에는 광고를 봐야한다는 점도 소비자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