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국민 음료 커피.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전 세계 평균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한국인의 커피랑만큼 쓰레기도 많이 발생하는데, 바로 커피찌꺼기다. 서울의 수 많은 커피 전문점에서 발생하는 커피찌꺼기는 하루 평균 140톤으로 이를 처리하는 데에만 연간 11억원이 소요된다는 보고가 있다.
버려지는 커피찌꺼기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사회적 기업 커피큐브는 커피찌꺼기로 화분, 연필, 벽돌 등을 만드는 회사다. 커피찌거기로 만들어진 제품을 팔아 연 7억원 가량의 매출을 내고 있다. 커피큐브를 창업한 임병걸 대표는 낮에는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예비창업가로서 커피찌꺼기로 여러 실험을 하면서 7년을 보냈다. 2008년 커피전문점 한 켠에 놓여진 커피찌꺼기를 보고 활용방안이 없을까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곧바로 해외 사이트를 뒤졌다. 제습, 탈취, 각질 제거 같은 효능을 비롯해 공예품까지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반지하 방을 하나 얻어 연구에 돌입했다.
커피찌꺼기를 활용해 여러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루형태의 커피찌꺼기를 고형화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시행착오 끝에 식품에 첨가되는 추출물들을 조합해 커피찌꺼기를 고체로 만드는 데에 성공했다. 커피찌꺼기를 모으는 것도 문제였다. 퇴근 후 집 근처 카페를 돌며 커피찌꺼기를 얻곤 했다. 늦게까지 영업하는 카페는 기다렸다가 새벽에 방문하는 일도 허다했다. 이후 커피찌꺼기 점토를 개발하는 데에 성공한 그는 커피 점토를 활용한 장식도구, 화분 등을 만들어 블로그에 업로드했다.
커피 점토에서 확신. 수거, 생산, 판매체계 구축하며 사업화
그때까지만 해도 창업에 대해서 확신이 없었던 임 대표가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2010년 열린 강릉 커피축제에서 커피 점토를 선보이면서 부터다. 행사 참여자들에게 커피 점토를 무료로 나눠줬더니 예상외로 반응이 뜨거웠던 것이다. 그렇게 2013년부터는 회사를 설립해 커피찌꺼기 제품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커피 연구를 시작한 지 12년 만에 김포에 공장을 마련했고 다양한 종류의 커피찌꺼기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커피찌꺼기를 제공한 기업들에 생산한 제품을 보내면 기업들은 여기에 마진을 붙여 판매한다. 기업들의 판촉 제품에 사용되기도 한다.
커피 점토를 제조할 수 있는 장비도 개발했다. 해당 장비는 공방, 복지센터, 학교 등에 설치되어있다. 카페에서 일일이 가져오던 커피찌꺼기는 수거 플랫폼을 통해 시스템화했다. 기업과 소규모 카페들 100곳이 커피큐브에 커피찌꺼기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