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스타트업 더쎄를라잇브루잉의 전동근 대표는 우주마케팅이라는 독특한 행보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사명인 쎄를라잇(Satellite, 인공위성을 뜻함)은 미지의 우주를 탐험하는 인공위성처럼 수제맥주 시장에서 미지의 맛을 추구한다는 목표에서 나왔다. 이러한 독특한 비전을 내세운 전동근 대표는 93년생 괴짜 창업가로 알려져있다.
우주 꿈꾸며 창업
고등학교 시절부터 창업을 꿈꾼 그는 전국고등학생연합경제경영 동아리 활동과 이후 글로벌 창업경진대회를 지원하는 단체에서 일하며 창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창업 전부터 한국 우주산업에 이바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던 그가 수제맥주 사업에 우주를 더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대학 시절부터 NASA 우주 비행사들과 커뮤니티를 구축한 그는 2015년 닐 암스트롱과 함께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던 버즈 올드린의 방한을 위해 직접 섭외에 나선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의 우주사랑은 자사 제품에서도 나타난다. 우주 IPA라는 제품은 최근 로켓을 타고 성층권까지 쏘아올려졌다. 지난해 출시한 마시라거는 판매 수익 중 일부를 한국우주과학회에 기부한다. 캔에는 #맥주팔아우주간다 라는 문구가 기입되어있다.
수제맥주로 아이템을 정한 뒤 무급 알바까지 하며 맥주를 배우다
전 대표는 아르바이트와 학교 생활을 병행하며 모은 500만원을 종잣돈 삼아 2017년 회사를 창업했다. 술을 마시지 않았던 그는 창업 당시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템을 수제맥주로 정했다. 그가 대학생활을 했던 미시간주의 양조장을 무작정 찾아가 일을 가르쳐달라 청했지만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쇼트 브루잉 컴퍼니라는 당시 지역내 3위 양조장에서 어렵사리 일을 구한 그는 공장에서 살다시피하며 맥주 일을 배웠고 회사의 인정을 받았다. 이후 쇼트 브루잉 컴퍼니의 노하우를 그대로 흡수한 그는 한국에 돌아와 첫 양조장을 차렸다. 이 과정에서 쇼트 브루잉 컴퍼니의 대표와 양조 기술자들이 힘을 보탰다.
1년 내 순항, 코로나가 오히려 기회
좋은 멘토들을 만난 덕에 쎄를라잇브루잉은 금새 수제맥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호프집에 제품을 납품하며 한 달 매출 1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이내 코로나가 터지면서 거래가 끊겼고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이에 전 대표는 편의점으로 눈을 돌렸고 이는 더쎄를라잇브루잉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 전 대표의 전략은 콜라보레이션이었다. 유동골뱅이와 협력해 출시한 자연산골뱅이맥주는 편의점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세븐일레븐 수제맥주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후 롯데제과의 쥬시후레쉬 껌을 수제맥주로 재해석한 쥬시후레쉬맥주도 대박을 터뜨렸다. 이 밖에도 삼양 불닭볶음면 맥주 등 콜라보 제품을 내놓으며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