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벨벳은 한 분야만 60여 년을 전문으로 해온다면, 그 분야의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기업이다. 영도벨벳은 벨벳 원단을 국산화한 데에 이어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벨벳을 개발한 기업이자 2001년부터 벨벳 원단 세계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사양산업 섬유, 한우물 전략으로 생존
한 때 우리나라의 섬유산업은 국가의 큰 기둥역할을 했다. 하지만 인건비 상승과 함께 사양산업으로 저물기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업체가 해외로 이전하거나 폐업 수순을 밟았다. 섬유산업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영도벨벳은 꾸준히 벨벳소재 한 우물 전략을 내세우며 생존에 성공했다. 단순히 생존한 것이 아니라 세계 1위 자리를 20년 넘게 유지해오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영도벨벳 류병선 대표의 뚝심에서 비롯됐다.
벨벳 소재의 국산화
류 대표는 남편과 함께 1960년 영도벨벳을 창업했다. 처음에는 벨벳이 아닌 고무신에 들어가는 방한용 털을 납품했다. 당시 털을 짜기 위해 빌린 직기 4개로 사업을 시작한 그는 금새 고민에 빠졌다. 계절 상품이었던 방한용 털은 여름철에는 전혀 판매되지 않아 공장을 놀려야했기 때문이다. 이에 류 대표가 발견한 것은 바로 벨벳 소재다. 수입에 의존하던 고급소재였던 벨벳은 당시 밀수품으로 유통되는 일이 흔했다. 류 대표는 이를 국산화해보겠다며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벨벳에 대한 기본 지식도 없었던 부부는 밀수한 원단을 연구소에 맡기면서까지 벨벳 원단에 대해 공부했지만 별 다른 소득이 없었다. 이후 8개월 간 밤낮없이 연구한 결과 1968년 벨벳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해외 기업의 러브콜, 기술 개발도 박차
1973년 첫 수출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 꾸준히 문을 두드렸던 영도벨벳은 1988년 1,000만 달러 수출탑 2010년 3,000만 달러 수출탑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 매출은 196억원에 달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구찌, 버버리, 자라, 이토추패션 등 다양한 패션기업에 원단을 납품하고 있다. 기술개발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LCD패널에 사용되는 산업용 벨벳 개발에 나서면서 100억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를 투자했고 그 결과 2006년 LCD 러빙포 국산화까지 성공했다. LCD 러빙포는 LG디스플레이 등에 납품하고 있으며 현재 영도벨벳의 전체 매출 중 4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