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완제품 업체들의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의 TSMC 추격이 거세지면서 반도체 업계가 치킨게임이 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공정에 집중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매출 증가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중소기업들도 있다. 2001년 설립된 국내 토종 기업 에이펫도 그 중 하나다. 에이펫은 웨이퍼 세정기와 건조기를 주력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세정은 반도체 품질의 핵심 지표인 수율을 결정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공정으로 반도체 전체 공정 중 3분의 1에 해당한다. 세정 후 건조 공정에서도 먼지 입자를 최대한 제거해야 높은 품질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에이펫 김덕호 대표가 웨이퍼 세정기와 건조기에 승부를 건 이유도 반도체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을 다루는 장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반도체 장비 세계 1위 기업,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에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회사를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러브콜
에이펫은 웨이퍼 세정기와 건조기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반도체 장비 업체다. 뿐만 아니라 건조 과정 중 발생되는 먼지 입자를 10나노미터까지 제거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이는 세계 유일의 기술로 국내뿐아니라 해외에도 특허를 출원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이펫은 나노급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는 기업에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주 고객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다. 평택의 삼성전자 공장과 이천, 충주에 위치한 SK하이닉스 공장, TSMC의 대만 공장에도 제품이 공급될 예정이다. 내년 미국에 착공예정인 삼성전자와 TSMC 공장에도 납품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공장이 늘어남과 동시에 에이펫의 매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18년 162억원의 매출을 올린 에이펫은 지난해 641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나가 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