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산업은 1960년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지탱한 주요 산업이다. 당시 메이드인 코리아 가발은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으며 우리나라 수출량 중 총 10%를 차지하는 수출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노동집약적 산업이었던 가발산업은 국내 인건비가 올라가며 점차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그런 국내 가발산업이 최근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프리카 시장에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이 독점하고 있던 시장, 기술력 내세워 세계 시장에 도전장
이러한 국내 가발산업을 이끌고 있는 선두주자는 우노앤컴퍼니다. 최근에는 폴라리스그룹으로 인수합병되면서 폴라리스우노로 상호가 변경되었다. 우노앤컴퍼니는 1999년 설립되어 고급 가발용 원사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기업이다. 우노앤컴퍼니를 설립한 김종천 대표는 섬유공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당시 대학원생 신분으로 동료들과 가발용 원사 개발에 성공하면서 곧바로 창업까지 이어진 케이스다. 당시 가발용 합성 원사 시장은 일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었으며 한국의 가발산업은 옛 명성과 달리 크게 쇠퇴한 상태였다. 일본 기업들과 비교해 40년 정도 뒤쳐져있었지만 우노앤컴퍼니는 고급 원사 생산 기술을 내세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공급자 위주로 돌아가는 시장 상황에 소비자들에게 큰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파악한 김 대표는 당시 떠오르고 있던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면서 일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기술개발에 집중, 현재는 600억 매출내는 기업으로
기술력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 김 대표는 일찌감치 기술개발에 공을 들였다. 그렇게 우노앤컴퍼니는 2005년 기존 제품과 비교해 강도가 높고 질감이 부드러운 난연합성수지를 상용화하는 데에 성공했다. 인모과 비슷한 질감에 고데기나 드라이어 사용이 가능한 내열성 소재다. 우노앤컴퍼니는 여기에 엉킴방지 기술까지 더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우노앤컴퍼니는 점차 세계 시장에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 시장은 물론이고 중국, 동남아 등 전 세계 20여 개국에 수출하였으며 난연 고열사 시장 진출 10년 만에 세계 점유율 2위까지 차지했다. 이후 세계 최대 가발 소비지역인 아프리카 진출에서도 큰 성과를 얻었다. 2021년 폴라리스그룹에 인수된 우노앤컴퍼니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아프리카 가발 시장에서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연 매출은 6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