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대사이상이라는 병명을 들어본 적 있는가? 선천적으로 몸에 어떤 종류의 효소가 없어 음식의 대사 질환이나 뇌장애 등을 유발하는 희귀병이다. 따라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이 포함된 일반식은 평생 먹지 못한다. 만약 먹게 된다면 죽음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분유 생산 대신 적자보며 특수 분유 생산
선천성 대사이상은 100만 명 중 1명 꼴로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다. 선천성 대사이상을 가지고 태어난 환아는 국내 3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은 이들을 위해 1년에 단 두 번, 열흘간 생산 공장을 멈춘다. 일반 분유와 성분과 공정이 달라 모든 설비를 세척하는 데에만 꼬박 하루가 소요된다.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는들은 특수하게 제작된 분유를 먹어야 한다. 수도 적지만 환아들 마다 제한해야하는 성분이 달라 분유는 소량 다품종으로 생산할 수 밖에 없다. 매일유업은 일반 분유 4만 캔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멈춘 날 특수 분유를 3만 5,000캔을 만든다.
그리고 8가지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를 위한 12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종류의 특수 분유를 생산한다. 소량 생산방식이라 일일이 라벨도 붙여야한다. 또한 해외에서 수입해와야하는 원료들도 많아 단가도 올라가며 만일 판매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요가 없어 전량 폐기해야하는 위험부담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분유 업체들은 특수 분유 생산을 하지 않는다. 매일유업은 수익은 커녕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특수분유 생산 사업을 23년 이상 이어오고 있다.
전 회장의 경영철학이 지금의 ESG 기업으로
매일유업이 특수 분유 개발과 생산을 시작한 것은 고 김복용 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 김 회장은 선천성 대사이상 환아를 만난 뒤 특수 분유 개발을 지시했다. 당시 특수 분유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가 없어 환아들은 한 통에 6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해 수입 제품을 먹어야 했다. 김 회장은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며 특수 분유 사업을 추진했다. 매일유업은 이 밖에도 임신육아교실,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우유 안부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평가에서 A등급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