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간장, 식초 등이 담긴 페트병은 손잡이가 일체형으로 되어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언뜻보기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손잡이 일체형 페트병은 사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다. 이 분야 국내 1위 동아정밀공업은 국내 최초로 손잡이 일체형 페트병을 국산화한 기업이다.
수입에 의존하던 금형 기술 국산화
1982년 설립된 동아정밀공업은 광구형 플라스틱 금형을 개발해 페트 용기를 국내에 보급한 일등 공신이다. 동아정밀공업이 금형을 개발하기 전 가정에서는 장독대 혹은 비닐 등에 장류를 보관하곤 했다. 오랜 역사만큼 국내 최초 타이틀도 많다. 페트 용기를 생산하는 데에 필요한 원재료 프리폼 금형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뿐만 아니라 설립 첫 해부터 블로 금형 기술 개발에도 성공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었다. 블로 금형이란 프리폼에 공기를 불어넣어 원하는 디자인의 페트병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동아정밀공업은 수입에 의존하던 이 두가지 금형 기계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했다. 동아정밀공업을 창업한 김홍렬 대표는 1977년 일본계 금형기업에에 입사해 금형 산업에 발을 디뎠다. 2년 간 그곳에서 근무한 뒤 퇴사한 그는 스스로 프리폼 기술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해외 전시회를 쫓아다니며 장비를 수입해 스스로 공부했다. 2년 간의 자체 연구개발 끝에 프리폼 금형을 국산화했으며 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해외에서 판로 찾고, 신제품 개발도 박차
창업 초부터 기술력을 갖춘 동아정밀공업은 빠르게 성장했다. 고객사로부터 추가 납품의뢰도 들어왔고 품목도 늘려나갔다. 하지만 직원들은 기술을 배운 뒤 회사를 나가 동일업종으로 창업을 하곤 했다. 또한 경쟁업체들도 늘어나면서 김 대표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때부터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해 현재는 전 세계 49개국에서 160개의 고객사를 확보한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김 대표는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갔다. 그의 역작으로 손꼽히는 일체형 페트 용기는 10년 간 기술개발에 매달려 탄생한 결과물이다. 손잡이와 용기가 같은 재질로 이어져있어 한번의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보통 손잡이를 비워둔 채 페트 용기를 생산한 뒤 폴리프로필렌 소재의 손잡이를 따로 부탁하는 방식의 손잡이형 페트 용기와 달리 일체형은 그럴 필요가 없다. 생산 비용뿐 아니라 재생 비용도 10% 이상 줄일 수 있으며 에너지 소비도 적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