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출시하기 전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고객들의 반응을 먼저 살핀 뒤 제품을 개선하여 출시하는 식의 방식이 유통업계에서 유행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신생 브랜드들에게 크라우드펀딩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자금까지 확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첫번째, 두번째 창업 모두 화장품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로 제품을 출시하기 좋은 아이템 중 하나는 바로 화장품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뷰티 시장에서 고객 피드백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으며 제품력을 인정받아 높은 펀딩액을 기록하면 인지도도 급격히 상승하기 때문이다. 2019년 런칭한 뷰티 브랜드 르오에스 역시 성공적인 크라우드펀딩 사례를 남긴 뒤 빠르게 성장한 케이스다. 르오에스를 창업한 박정언 대표는 졸업 후 화장품 구독 서비스라는 아이템으로 창업에 도전했지만 뼈저린 실패를 맛봤다. 취업을 선택했지만 창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또 다시 창업에 나섰다. 이른바 화장품 덕후였던 그는 유럽 여행 중 발견한 괄사 마사지기를 두번째 창업 아이템으로 선택했다. 괄사란 돌 같은 작은 마사지기를 의미하는데 괄사로 얼굴을 문지르면 부기가 빠지고 혈색이 완화되는 등의 효과가 있어 외국에서 인기 제품으로 손꼽힌다. 괄사 제품이 어느정도 흥행에 성공하자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팩 제품을 출시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1억 매출, 유통업계에서 먼저 러브콜
그러던 중 박 대표는 크라우드펀딩 업체 와디즈의 제안으로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에 도전하게 됐다. 이번에는 기존 괄사 제품이 아닌 립밤 출시를 목표로 잡았다. 화장품을 좋아했던 그는 특히 립 제품 매니아로서 600개가 넘는 립 제품을 사용하면서 SNS를 통해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박 대표는 여성들이 평생 3kg 정도의 립스틱을 섭취한다는 보고서를 본 뒤 안전하게 바를 수 있는 립밤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늘상했다고 한다. 자연 유래 성분을 사용하고 비건인증까지 받아 안전성을 검증했고 한국인의 피부색에 어울리는 색상을 적용했다. 마스크 때문에 립 메이크업을 잘 안하는 시기, 자연스럽게 혈색만 더해주는 르오에스의 립밤은 금새 인기를 끌었고 4차 펀딩까지 이어졌다. 르오에스는 크라우드펀딩으로만 총 1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성공적인 펀딩을 마친 뒤 르오에스는 유통업계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올리브영 입점에 성공하자 일본 PLAZA, LOFT 온, 오프라인 매장 입점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또 최근에는 라오스 내 최대 화장품 유통업체와 계약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