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 숍이 주도하던 네일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홈뷰티족의 증가 속에 셀프 네일 제품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과거에는 매니큐어와 젤 네일이 시장의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스티커 형 셀프 네일 제품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티커 형 셀프 네일 제품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네일아트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셀프 네일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손꼽히는 기업은 미국의 데싱디바다. 2015년에 한국에 진출한 데싱디바는 국내에서는 연예인 수지 네일로 유명하다. 이 같은 데싱디바의 뒤를 맹추격하고 있는 토종 기업 젤라또랩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데싱디바처럼 기존의 딱딱한 팁 형태의 셀프 네일이 아닌 스티커 형태의 제품을 먼저 선보인 곳도 젤라또랩이다. 젤라또랩의 제품이 인기를 모으면서 점차 시장의 흐름이 스티커 형 제품으로 옮겨가자 선두주자인 데싱디바와 후발주자들도 스티커 형 제품을 주력으로 선보이고 있다. 

젤라또랩의 강점은 데이터에 있다. 약 20만 명이 넘는 사용자들이 젤라또앱을 통해 네일 디자인을 검색하고 공유한다. 젤라또랩은 사용자들의 활동 데이터를 분석해 네일아트 디자인을 선발한다. 앱에서 클릭율이 높고 좋아요를 많이 받은 디자인을 위주로 도안을 선택해 제품을 출시하는 식이다. 이 같은 방식을 차용했기 때문에 자체 디자인 제품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네일아트 도안을 구하기 위해서 처음에는 네일 숍을 돌아다니며 네일아티스트들을 일일히 만나 앱에 도안을 공유해달라 설득해야했지만 사용자들이 모이자 자발적으로 네일아트 도안을 올리는 네일아티스트들이 많아졌다. 현재는 하루에도 수천 장의 도안이 올라온다고 한다. 네일아티스트들은 앱을 통해 네일 숍의 정보도 함께 공유할 수 있어 모객을 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젤라또랩은 2017년 11월 첫 제품을 출시하고 1년 만에 1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젤라또랩을 창업한 정규화 대표는 소셜커머스 플랫폼 티몬의 인턴으로 합류해 팀장에 이어 본부장자리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티몬에서 근무하면서 여러 뷰티 서비스와 상품들을 접한 그는 뷰티 멤버십 서비스 사업을 시작해 1년 만에 M&A에 성공했고 두번째 창업으로 젤라또랩을 설립했다. 네일시장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는 SNS페이지를 통해 뷰티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었는데,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컨텐츠가 의류나 화장품이 아닌 네일아트 컨텐츠인 것을 보고 젤라또랩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