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드라마 등 국내 IP 컨텐츠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일본을 중심으로 형성된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도 국내 웹툰이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애니메이션 OTT 서비스 라프텔이 선보인 ‘슈퍼 시크릿’이 대표적인 예다.
애니메이션만 제공하는 OTT
라프텔은 애니메이션을 전문으로 스트리밍하는 OTT 서비스다.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선택할 수 있는 타 OTT 서비스와 달리 라프텔은 애니메이션만 제공한다. 2019년 전자책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자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발돋움한 리디주식회사에 인수합병되면서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이어나가고 있다. 창업자인 김범준 대표는 만화 대여점이 즐비했던 어린 시절부터 만화를 좋아했던 일명 ‘만화덕후’였다. 그는 국내 만화 소비가 대체로 불법 시장에서 이뤄진다는 점과 더불어 웹툰의 대중화에 주목했다. 또한 비슷한 시기 넷플릭스같은 유료 컨텐츠 OTT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도 이같은 기회가 열릴 것으로 봤다.
만화축제에서 장사하며 회원유치
2014년 라프텔을 구상해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사용자가 없다보니 컨텐츠를 모으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반대로 컨텐츠가 없으니 사용자를 모으는 것 역시 힘에 부쳤다. 김 대표는 사용자들이 많이 모일 법한 만화축제에 찾아가 음료를 판매하면서 라프텔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400명의 최초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었고 400명의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장르, 서사, 주인공의 성격, 시대상 등 카테고리를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1,700개의 태그를 통해 작품을 필터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비싼 가격에도 만화매니아들 몰려
2015년 서비스를 런칭한 뒤 만화 매니아들을 꾸준히 유입시켰고 2016년에는 투자유치까지 성공하면서 라프텔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해나갔다. 가격대는 월정액 9,900원으로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취급하는 타 서비스보다는 비싸지만 동시상영작, 신작 등을 보다 빠르게 시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화 팬들의 가입이 늘어나고 있다.
사용자들이 늘어나자 컨텐츠도 쌓이기 시작했다. 타 OTT 서비스에서는 볼 수 없는 작품들도 여럿 서비스하게 되면서 애니메이션 팬들 사이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앱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선보인 자체 컨텐츠 슈퍼시크릿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국산 애니메이션의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