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파도가 치는 듯, 입체적으로 표현된 영상이 SNS를 뜨겁게 달궜다. 해당 영상의 제목은 ‘파도(WAVE)’로 코엑스 외관에 설치된 미디어 월을 통해 송출되면서 지나가던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미디어 콘텐츠로 울고 웃고
영상을 만든 회사는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제작사인 디스트릭트다. 디스트릭트는 2004년 설립된 회사로 창업 초 웹디자인에 주력하다가 2009년 미디어 콘텐츠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디스트릭트가 제작하는 디지털 콘텐츠는 주로 B2B 수요가 높았다. 컨퍼런스나 세미나, 포럼 등에 사용되는 기업 홍보용 영상을 주로 제작했다. 이후 2011년 일산 킨텍스에 4차원 아트파크인 라이브파크를 열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홀로그램, 증강현실, 미디어 아트 등 다양한 실감형 입체 영상과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라이브파크는 2년에 걸친 제작기간 그리고 총 제작비는 150억원이 투입됐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라이브파크는 100억원의 적자를 내며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디스트릭트의 사정은 급격히 나빠졌다.
전시관으로 전세역전
2016년 대표이사를 맡게 된 이성호 대표는 디스트릭트가 가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주력사업인 B2B뿐 아니라 B2C 사업 진출에도 공을 들였다. 디지털 미디어 영상을 활용해 체험 전시관을 연 것이 대표적이다. 제주도에 위치한 전시관은 큰 성공을 거뒀고 매출은 금새 회복세를 띄었다. 전시관을 3호점까지 늘렸으며 개관 11개월 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넘겼다. 회사나 호텔 로비 등에 사용되는 미디어 아트 영상도 꾸준히 수요가 늘어나면서 회사는 안정기로 돌아설 수 있었다.
세계로 뻗어가는 국산 콘텐츠
코엑스에 송출된 파도가 큰 화제를 모으면서 전 세계 각국에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뉴욕 타임스퀘어의 초대형 LED 스크린에도 디스트릭트의 작품이 걸렸다. 100미터가 넘는 스크린에서 폭포가 쏟아지는 영상과 실제 고래가 헤엄치는 듯 물이 사방으로 튀는 영상이다. 디스트릭트는 모든 작품을 자체적으로 디자인한다. 따라서 콘텐츠에 대한 지적재산권도 회사소유인 셈이다. 여느 디자인 에이전시와는 다른 행보다. 작품을 판매하기도 대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경매에서 영상 작품을 출품해 1억 4,000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