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나 페인트를 담는 데에 사용되는 18리터 철제 캔은 국내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제관이다. 이러한 제관 제품들은 별다른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아 제품마다 큰 차이점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소기업들이 난립하는 가운데 제관 사업으로 글로벌 기업에 오른 기업도 있다.
검사, 부산세관장에서 깡통 제조업체 사장이 되기까지
오제이씨는 1979년 설립된 제관업체다. 오제이씨의 전신인 원정제관을 설립한 송태진 회장은 검사출신 기업인이라는 독특한 이력이 있다. 서울지검 검사를 지낸 뒤 관세청 감시국장, 부산세관장 등을 역임하며 공무원 생활을 이어온 그가 갑자기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다름아닌 ‘사람’이었다. 송 회장이 초등학교 동창이었던 KCC그룹 정상영 회장으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받으면서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 것이다. 정 회장이 제안한 사업은 바로 페인트나 식용유 보관에 사용되는 깡통 제조 사업이었다.
금속 포장용기 전문기업으로 도약, 해외 수출 확대하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그렇게 뛰어든 깡통 제조 사업은 KCC그룹과 정 회장의 지원 아래 빠르게 성장했다. 부탄가스를 담는 소형 용기를 비롯해 대형 스틸 드럼통까지 각종 철제 캔 제품을 생산하며 금속소재 포장용기 전문기업으로 발돋움 했다. 페인트를 담는 철제 캔을 생산하며 KCC와의 인연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포장재 뿐 아니라 부탄가스, 다이닝버너 등 생활용품으로 영역을 넓힌 뒤 수출에도 박차를 가했다. 오제이씨의 수출 전략은 현지 법인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현지화 전략이다. 대표적 사례는 일본 동경담배상사(TTS) 인수건이다. 일본 현지 파트너사였던 TTS가 경영악화로 폐업위기에 몰리자 오제이씨는 위험을 감수하고 인수를 추진했고 그 결과 TTS는 인수 2년 만에 2배 이상의 성장을 일궈냈다. 기세를 몰아 오제이씨는 수출전략을 더욱 강화했고 2011년 일본, 동남아, 미국 등의 국가에 제품을 수출해 3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출강소기업으로 우뚝 선 오제이씨는 지난해 2,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점유율 30%, 국내 점유율 확대 나서
오제이씨는 국내 부탄가스 3강 중 가장 낮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점유율은 다소 낮지만 전 세계 시장점유율 90%가 국내 3강 기업이 각각 30%씩 양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결코 실적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탄가스 시장의 격전지인 만큼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제이씨는 현재 국내 부탄가스 시장점유율 10%를 차지하고 있는 좋은 부탄을 내세워 국내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다소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한 부탄가스 업계에서 괴짜광고로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개그만화와 비슷한 독특한 연출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있으며 최근 자영업자를 응원하는 내용의 TV광고는 오제이씨 직원들이 출연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