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중 하나다. 오래 전부터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웠던 벤앤제리스는 최근 정치적 이슈로도 화제가 된 바있다. 예컨대 지난해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플로이드 사건이 보도되자 벤앤제리스는 트위터를 통해 백인 우월주의를 타파해야한다는 게시물을 올렸으며 이는 곧 흑인들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운동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벤앤제리스는 진보적 성향을 드러내며 행동주의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회사다. 이는 기업의 경영 철학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벤앤제리스는 중학교 친구 사이인 벤 코헨과 제리 그린필드가 창업했다. 청소부부터 가게 점원까지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던 벤은 사회와 환경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후 히피 문화의 영향을 받은 그는 귀농과 히피를 결합한 서브컬처를 브랜드 이념으로 삼고 유기농 재료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아이스크림 가게를 내기로 결심한다. 1978년 벤과 제리는 폐쇄된 주유소에 아이스크림 가게를 차렸고 곧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벤앤제리스는 다른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때에 대기업으로부터 갑질을 당하기도 했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던 대기업 필스버리는 점주들에게 벤앤제리스를 판매하지 말도록 강요했으며 벤앤제리스는 이에 대항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시위는 지역 주민들에게 전해지면서 하나의 문화운동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두 회사의 싸움은 단순히 아이스크림 브랜드들 간의 경쟁이 아니었다.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 그리고 자본과 권력을 가진 대기업의 압박으로 비춰졌고 결국 필스버리는 이 싸움을 포기해야했다.

벤앤제리스는 1980년 대 초부터 ESG경영을 추구했다. 초기 설정한 브랜드 이념처럼 귀농 히피 공동체에게 주식을 공개했는데 매우 파격적인 가격으로 주식을 판매했다. 벤앤제리스의 시작이 된 버몬트 지역 주민 1,800가구가 벤앤제리스 주식을 샀다. 이러한 상생 지배구조로 벤앤제리스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당시에는 개념조차 없었던 ESG경영을 이미 실현한 것이다.  이후에는 냉전 시대를 비판하고 평화를 수호하자는 메시지의 아이스크림을 출시했고 레이건 정부를 비판하는 아이스크림을 출시하면서 사회 행동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러한 벤앤제리스의 행보는 여러 팬덤을 형성했고 벤앤제리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성장해 2000년 초 유니레버에 입수합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