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와 함께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3D 스캐너를 기반으로 약 20년 간 사업을 확장해온 기업이 있다. 산업용 스캐너 개발을 목적으로 2000년 설립되어 현재는 치과에서 사용하는 3D 스캐너를 개발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메디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3D 스캐너 연구자, 창업에 나선 이유
메디트는 MIT에서 3D 스캐너를 연구하며 석박사를 거친 장민호 대표가 설립했다. 장 대표가 개발한 3D 스캐너는 2차원의 이미지를 몇 초 만에 수천 장을 찍고 이를 3차원 렌더링으로 변환해 보여주는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3D 스캐너 기술을 오랜 기간 연구해온 그는 곧바로 기술 이전에 성공했지만 기술을 이전받은 기업이 상용화에 실패하자 직접 창업에 나섰다. 장 대표는 메디트의 전신인 솔루셔닉스를 설립한 뒤 제조기업에 3D 스캐너를 공급하며 사업을 전개해나갔다.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부터 도요타, 소니 등 글로벌 기업까지 고객사로 끌어들였다. 특히 자동차, 전자 등의 산업군에서 3D 스캐너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솔루셔닉스도 함께 성장했다.
피봇 후 2배 성장, 2년 만에 글로벌 2위까지
하지만 메디트가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창업 후 10년이 지난 2010년대 덴탈 산업으로 눈을 돌리면서부터다. 사명을 솔루셔닉스에서 메디트로 변경한 것도 이 시기다. 메디컬과 IT를 합쳐 덴탈 분야를 비롯 보건, 의료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메디트가 개발한 3D 구강 스캐너가 보급되기 전, 치과에서는 고무찰흙과 비슷한 인상재를 환자의 입 안에 넣고 치아 본을 뜬 뒤 보철물을 만들어 넣는 식으로 충치 치료를 했다. 인상재로 치아 구조를 파악한 뒤 보철물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은 보통 일주일. 메디트는 이를 한 시간으로 단축시켰다.
덴탈 분야로 완전히 피봇한 뒤 메디트의 성적은 하늘을 모르고 솟아올랐다. 덴탈 시장에 본격 주력한 2018년 매출은 전년 대비 90% 이상 뛰어오른 328억원으로 그 중 영업이익은 103억원에 달한다. 다음 해인 2019년은 721억원의 매출을 내 두 배 이상 성장했다.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성장이 잠시 주춤하긴 했으나 글로벌 2위 기업으로 우뚝 올라서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