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가 아닌 비밀번호를 눌러 문을 여닫는 디지털도어록은 국내에서는 흔한 제품이다. 이러한 디지털도어록 국내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중견기업 이랜시스가 디지털도어록 시장부터 비데 등 생활가전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임원에서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됐지만 극복하다
이랜시스를 설립한 심재귀 대표는 2002년 외환위기로 인해 회사가 파산하면서 중견기업 임원에서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됐다. 이에 낙심하기도 잠시, 가족을 생각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전직장 동료 10명이 합심해 현재의 이랜시스를 설립했다. 이전 회사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을 일으켜보자는 목표로 직장을 잃은 동료들과 똘똘 뭉쳤다. 그렇게 탄생한 이랜시스는 독자적인 모터기술을 가지고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의기투합해 외환위기 상황을 모면한 이랜시스는 이후 연 매출 782억원, 영업이익은 68억원을 내는 상장사로 성장했다.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기술을 개발하다
심 대표는 자체 기술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자체 기술없이 영업만으로 승부를 봐야한다면 경쟁력 면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위기에 봉착하기 쉽다는 판단이었다. 그는 오히려 대기업들이 먼저 찾는 회사가 되기 위해 기술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이랜시스는 자체 개발 상품에서 전체 매출의 60%를 내는 기염을 토했다. 국산화에 대한 노력도 이어나갔다. 일본 제조사의 부품을 국산화하여 50% 가량 저렴한 부품을 선보였고 이후에는 일본 도시바와 히타지 등에 역수출하는 쾌거까지 이뤘다. 끊임없는 성장에도 심 대표는 만족하지 않았다. 중국과 일본 일부 기업들에만 납품할 것이 아니라 이랜시스의 기술력으로 전 세계를 누비겠다는 목표를 세운 그는 해외 특허권 확보 등 기술장벽을 구축하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을 도입해 대기업으로부터 독립을 본격화하다.
이랜시스는 기술개발에 공을 들이는 동시에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였다. 과거 인력을 투입해 일일이 재고관리를 하던 것에서 기존 ERP와 연계된 SCM을 구축했다. 이랜시스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는 회사였기에 재고조사가 필수적이었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인건비 절감과 생산성 67%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고 나아가 고객 신뢰도까지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일본 기업 도시바와 30억 수출계약까지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