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체를 고정하는 데에 사용되는 볼트와 너트같은 철물들을 통칭하는 파스너 시장은 국내에만 5조원 규모의 시장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 뿌리기업들이 파스너 시장을 지탱하고 있으며 그 기업들의 수만해도 1,000여 개에 달할 정도다.

신진화스너공업은 1969년 창립된 이후 파스너 외길만 걸어온 이 시장의 선두주자다. 신진화스공업의 전신인 신진공업사는 10여 평 남짓의 가정집에서 시작됐다. 방에 작은 압축기 한 대를 들여놓고 볼트와 너트를 만들어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에 이르렀다. 1980년대 국내 최초로 스테인리스강 육각볼트를 개발했으며 볼트와 너트 부문에서 한국산업규격(KS) 인증을 받았다. 80년대에는 보통 볼트를 일반 철로 만들었는데 녹이 잘 슬어 내구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신진화스너공업은 당시 생소했던 스테인리스강을 수입해 육각볼트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고강도 볼트, 렌치볼트 등 다양한 파스너 제품을 개발했고 수입에 의존하던 부품들을 국산화하는 데에 성공하면서 점차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정한성 대표는 75년 입사해수입에 82년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는 소형 나사 제조 사업을 시작으로 신진화스너공업의 사업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그가 가업을 잇기 시작한 당시만 하더라도 파스너는 크게 주목받지 않던 부품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구조체를 고정하는 파스너가 안전 문제에 직결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산업 전반에서 핵심 부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일반 가정뿐 아니라 건설, 항공기, 조선, 자동차, 발전소 등 사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다.

신진화스너공업은 이러한 파스너 시장의 성장과 궤를 함께 해왔다. 일찌감치 공장을 꾸준히 증설해 현재는 연간 2만 톤에 달하는 제품을 생산 중이다. 그 갯수만해도 하루 200만 개가 넘는다. 신진화스너공업은 전체 파스너 종류 약 10만 여 종 중 20%에 해당하는 파스너를 생산할 수 있다. 그만큼 기술력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2000년대 초 깨지지 않는 특수 소재를 개발해 볼트 머리를 찍어낼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으며 2010년도에는 기업 부설 연구소를 설립했다. 2017년에는 스마트 공장을 도입하며 품질 향상을 위해 인장시험기, 충격시험기, 축력시험기, 성분분석기 등도 갖췄다. 안전과 직결되는 부품인 만큼 품질을 강조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