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생산기지 기반으로 나이키, 언더아머 등 고객사 확보하며 세계적 기업 반열에 오른 호전실업
스포츠 의류 생산 전문기업 호전실업은 스포츠웨어,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주력으로 해외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생산기지를 구축한 호전실업은 전체 직원이 1만 4,000명에 달하며 3,000억원이 넘는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호전실업은 1985년 설립됐다. 사업 초 여성 정장 시장에 뛰어들어 의류 생산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대전에 공장을 두고 일본에 여성 정장을 납품하며 규모를 키웠다. 이후 국내 의류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의류 생산 사업에 타격을 입기 시작하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80년대 후반 노동 임금이 상승하자 1991년 인도네시아 현지 의류업체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생산기지를 세우면서 인도네시아에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다른 기업들이 중국과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세울 때 호전실업은 차별화를 위해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
호전실업이 스포츠 의류로 영역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은 1993년 리복과의 납품계약부터다. 리복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인도네시아에 제 2공장을 설립해 스포츠 의류 전문 생산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호전실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나이키의 영향이 컸다. 2003년 나이키에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후 고기능성 스포츠 의류를 전문으로 하며 해외 유명 브랜드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고기능성 스포츠 의류 생산은 단순 제조업과 비교해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다. 호전실업은 설비와 전문인력을 고루 갖춘 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2018년 나이키와의 협력 관계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실적 하락세를 겪기도 했다. 15년 이상을 이어온 협력사와의 결별 이후 호전실업은 적극적으로 고객사 확보에 나섰고 룰루레몬, 보그너 등 유명 브랜드를 잇따라 유치하면서 매출 하락폭을 줄였다. 또한 새로운 고객사들 중 일부는 뉴질랜드 등 북반구에 위치해 있어 계절에 의한 실적 변동도 다소 해소할 수 있었다. 호전실업은 전체 매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며 핵심 고객사로 자리잡았던 나이키와의 결별에도 이듬해 3,132억원의 매출을 냈다.
베트남에 1곳, 인도네시아에 5곳의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호전실업에게 미, 중 무역갈등과 코로나19 사태는 오히려 특수로 작용했다. 미, 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관세에 대한 위험부담을 느낀 업체들이 여러 생산기지를 가진 호전실업에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중국과 베트남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많은 패션기업들이 코로나 생산에 차질이 생긴 베트남 대신 인근 인도네시아를 찾으면서 실적은 회복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