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밀이 하나로 여러 별칭을 만들어내며 주목을 받은 중소기업이 있다.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정준산업은 요술 때밀이 장갑이라는 제품을 선보이며 때르메스, 때푸치노 같은 신조어를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할머니 목욕시켜드리는 아버지를 보여 아이디어 얻어
정준산업의 배정준 대표는 우연히 참가하게 된 창업경진대회에서 지금의 때밀이 장갑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매주 할머니를 직접 목욕시켜드리는 아버지를 보며 떠올린 아이디어는 손바닥 모양으로 이태리타월을 잘라 목장갑에 붙이는 것이었다. 네모난 모양의 이태리 타월은 손바닥에 밀착되지 않아 찢어지기 일쑤였으며 뻑뻑한 재질때문에 힘을 줘도 때가 밀리지 않아 할머니의 피부는 벌겋게 달아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배 대표는 이에 때와 각질이 잘 밀리도록 가느다란 섬유를 때장갑에 적용했다. 당시 발견한 러시아산 자작나무를 통해 조직이 탄탄한 극세사를 뽑아냈고 극세사를 꼬고 또 꼬아 때가 잘 빠지는 소재를 만들어냈다. 실을 꼬는 방식은 특허로 등록하였으며 그 시기 창업경진대회에서 1등까지 거머쥐며 사업의 물꼬를 텄다.
팬카페에서 입소문, 연 매출 60억원으로 껑충
하지만 정준산업의 시작은 그리 평탄하지 않았다. 하루 평균 5장 정도가 팔릴 정도로 매출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20대 호기롭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10년 간 큰 실적이 없어 신용불량자 직전까지 몰릴 정도로 어려운 시기까지 견뎌야 했다. 이후 요양병원에서 반응이 오기 시작해 입소문을 타더니 갑자기 하루 100켤레가 넘는 주문이 이어졌다. 바로 생활용품 공동구매를 자주하던 팬카페 회원들이 일제히 주문을 넣었기 때문이다. 이후 여러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타더니 주문량을 맞추지 못해 대기하는 소비자까지 생겨날 정도로 인기를 모았고 한 달 매출 20억원을 돌파하는 쾌거까지 이뤄냈다. 기존 때밀이 타올 가격의 30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때밀이 계의 에르메스라는 때르메스라는 별칭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