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국내 외식업계는 오랜 기간 고전을 면치못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불황 속에서도 신흥 강자는 탄생하는 법이다. 최근 외식업계를 긴장시키며 고공성장한 신규 프랜차이즈 기업이 있다. 맥주전문 프랜차이즈 역전할머니맥주를 운영 중인 역전에프앤씨의 이야기다.
딸 찾으려 낸 가맥집의 사연
역전에프앤씨는 2016년 설립되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역전에프앤씨의 소중근 대표는 식자재 유통업을 하던 중 오래된 노포 OB엘베강을 만나면서 역전할머니맥주를 프랜차이즈화 시켰다. OB엘베강은 김칠선 할머니가 오랜 기간 운영하던 작은 가맥집이었다. 익산역 앞에 위치한 작은 가게는 1982년 문을 열어 오랜 시간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던 가게였다. 김칠선 할머니는 젊은 시절 딸을 잃어버렸던 사연이 있었다. 딸을 찾기 위해 사람이 붐비는 기차역 앞에 가게를 차렸고 그의 소원대로 딸과 해후했다. 이러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OB엘베강은 익산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살얼음 맥주로 익산 명물이 된 노포를 프랜차이즈화
OB엘베강은 김칠선 할머니의 사연만으로 인기를 끈 것은 아니다. 살얼음 맥주라는 인기메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냉장고에서 5리터 생맥주통을 넣어 살얼음이 끼게 만들어 판매하는 메뉴였는데 냉장고의 크기에 맞춰 하루에 판매할 수 있는 생맥주는 수량에 제한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이를 본 소 대표는 김칠선 할머니와 협의해 역전할머니맥주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가맹사업에 뛰어들었다. 할머니의 살얼음 맥주를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슬러시맥주제조법부터 맥주공급장치까지 개발해 특허까지 냈다.
영업이익 높이는 데에 집중, 최근에는 1,000억원에 인수되며 대박
2016년 10월 1호점을 시작으로 빠르게 가맹점을 늘려나간 역전할머니맥주는 오픈 후 5년 만에 전국 800호점으로 늘어났다. 역전할머니맥주는 전통과 현대가 적절히 조합된 감성으로 MZ세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살얼음 맥주와 더불어 가맥집 스타일을 고수하며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안주들로 구성한 것도 인기의 비결이다. 안주 가격은 7~8000원 대로 구성해 가격부담이 없다. 부담없이 2~3개의 안주를 주문하여 객단가를 높여 영업이익율을 높이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또 유동인구가 많지만 임대료가 저렴한 B급 상권에 가게를 내는 전략도 유효했다. 2020년 공개된 첫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역전에프앤씨의 2020년 매출은 608억원, 영업이익은 213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외식업계에서 홀로 성장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최근에는 한 사모펀드가 역전에프앤씨를 1,000억원에 인수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로써 소 대표는 30대의 나이로 말 그대로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