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화장품, 더마코스메틱의 시장을 개척한 화장품 브랜드 아벤느를 비롯해 클로란, 르네휘테르 등 다양한 뷰티, 제약 브랜드를 운영 중인 피에르파브르 그룹은 독특한 기업구조를 갖고 있다. 기업의 대주주가 공익재단인 피에르파브르 그룹은 상생과 인본주의 경영을 내세우며 유럽을 대표하는 기업이 됐다.
약국에서 제약회사로, 제약회사에서 뷰티 전문기업으로
피에르파브르 그룹은 1951년 작은 약국에서 시작됐다. 프랑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 위치한 약국을 인수한 창업주 피에르 파브르 회장은 다른 붓기를 빼주는 약을 만들어 판매했다. 약에 대한 입소문을 타면서 약국은 자연스럽게 제약회사로 발전했다. 1962년 자신의 이름을 따 회사를 설립한 그는 1965년 클로랑이라는 뷰티 브랜드를 인수한 뒤 화장품 업계로도 뛰어들었다. 약사 출신이었던 그는 피부 질환자를 위한 화장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피부과학과 화장품을 합쳐 더마코스메틱이라는 개념을 내세웠고 화장품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온천수 미스트로 유명한 아벤느부터 세계 1위 탈모방지 샴푸 르네휘테르까지 성공으로 이끌었고 현재는 전 세계 13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는 연 매출 3조원 이상의 거대 그룹이 된 피에르파브르 그룹은 유럽 내에서는 로레알 다음으로 큰 화장품 회사이기도 하다.
지분 86% 공익재단 소유, 공공가치 추구
피에르파브르 회장은 자녀에게 물려주거나 상장을 하지 않고 공익재단을 설립해 지분 86%를 재단으로 기부했다. 말 그대로 기업을 공익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겨 경영 세습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했다. 이 같은 지배구조는 회사의 철학이 외부 주주의 입김에 따라 변하는 것을 막고 단기적인 실적에 급급하지 않고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기여한다. 공익재단이 소유 중인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14% 중 8%는 사내 직원들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이 같은 직원 주주제를 통해 결속력을 다지고 회사와 직원의 동반성장을 꾀하고 있다.
공공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의 성격에 따라 공익사업도 확장해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공익사업은 아토피 치료다. 전 세계 50개 국에 아토피 센터를 열었고 프랑스 툴루즈 근방에 위치한 마을에 아벤느 온천센터를 짓고 습진, 아토피 피부질환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개발도상국의 의료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사업도 한창이다. 불법복제약 퇴치 운동을 시작으로 현재는 질병 퇴치를 위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