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등 전문 산악인들의 로망과도 같은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빠지지 않는 제품이 있다. 바로 국내 기업 동인기연의 배낭이다. 1992년 설립된 동연기역은 등산 배낭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 업체로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있다.
50만원 훌쩍넘는 하이엔드 등산 배낭
전문 산악인들이 메는 배낭 대부분은 동연기연에서 제작된다. 아크테릭스, 예티, 파타고니아, 블랙다이아몬드 등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제품을 생산해 납품한다. 미국과 유럽 등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40여 개가 넘는 브랜드들에 배낭과 등산용품을 납품하고 있다. 대부분 하이엔드 배낭으로 판매가는 50만원이 훌쩍 넘는다.
동인기연의 강점은 인체공학적 설계에 있다. 무게 중심에 따라 착용감이 현저히 달라지는 등산 배낭은 허리와 어깨에 무게가 분산될 수 있도록 밀착시켜야한다. 사람마다 허리길이나 어깨높이가 달라 무게중심이 실리는 정도를 적절히 분배하는 것이 기술력이다. 동인기연은 분포하중 기술을 개발해 등산 배낭 업체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고난도의 봉제기술과 프레임 설계 기술도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등산 배낭뿐 아니라 등산 스틱도 주력제품 중 하나다. 연구 개발에만 5년이 걸린 등산 스틱은 강도는 높지만 무게는 가벼운 고강고 알루미늄을 압착해 만들어졌다. 스틱 높낮이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것도 특징이다. 등산용 하네스 시장점유율 1위인 블랙다이아몬드의 하네스도 동연기연이 대부분 생산하고 있다.
신사업도 활짝
아웃도어 분야에서 제품을 다각화하며 외연을 확장한 반면, 기존 프레임 기술력을 토대로 추진한 신사업도 빛을 발하고 있다. 2006년 첫 선을 보인 유아용품 브랜드는 등산 배낭에 적용되던 알루미늄 프레임 기술을 유아차와 카시트에 적용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체 브랜드를 출시하고 골프백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며 내년 신사업에서만 6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키코 사태, 코로나19 위기도 기회로
최근 코로나19로 베트남, 필리핀 공장이 문을 닫으며 위기를 겪기도 했다. 생산에서도 문제가 생겼지만 발주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거래처들이 늘어나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가 터지고 1년 만에 매출이 500억원 이상 떨어졌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과감하게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았고 매출은 다시 정상화됐다. 이러한 위기는 그 전에도 있었다. 2008년 외환위기와 함께 발생한 키코 사태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이다. 동연기연은 수십 년간 글로벌 기업들과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국책은행으로부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고 위기를 기회삼아 공장에 투자해 더 높은 매출 실적을 이끌어내면서 위기를 헤쳐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