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동복 시장은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꽉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해외 브랜드 제품의 공세가 거센 시장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내 토종 기업이 있다. 바로 서양네트웍스다.
아동복은 사양산업? 길은 있다
서양네트웍스는 블루독, 밍크뮤, 래핑차일드 등의 아동복 브랜드를 운영하는 국내 기업이다. 1984년 설립된 서양네트웍스는 저출산으로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는 아동복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은 기업이다. 과거 10개 이상의 국내 브랜드들이 격전을 이뤘던 것과 달리 현재는 그 당시의 반도 남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양네트웍스의 성공 비결은 아동복의 고급화다. 최고급 원단과 소재를 사용하고 기능성까지 고려해 옷을 디자인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사 브랜드인 밍크뮤의 프리미엄 실크라인의 베냇저고리는 100% 실크로 제작됐다. 개당 33만원을 호가하지만 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의 첫번째 옷이라는 기념이되는 성격을 띄고 있는 제품이다보니 비싼 가격에도 부모들이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해외 명품 브랜드를 물리친 전략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자 버버리, 디올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국내 진출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서양네트웍스의 아성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서양네트웍스는 로고를 강조하는 명품 브랜드들과 달리 본질에 집중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성인복이나 고급 아웃도어 의류에 사용할 법한 첨단 기능성 소재와 고품질 원단을 도입하고 피부가 약한 아이들을 위하 마감과 봉제에 더욱 신경은 쓰는 한편 유해물질은 철저히 배제했다. 이러한 서양네트웍스의 진정성에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부모들이다. 아이에 대해 아낌없는 투자를 하는 부모들은 서양네트웍스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적당량을 생산하고 재고를 많이 두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 해는 전년대비 30% 가량 재고를 덜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고가 많이 남게되면 판매에 열을 올리게 되어 할인 행사를 하는 경우가 많고 결국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된다는 판단에서다. 백화점 입점만 고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전략으로 서양네트웍스는 작년 한 해 2,159억원의 매출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