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시계 명가, 예거르쿨트르 (2) 파리지앵의 감각과 시계 명가의 창의성이 더해져 세계적인 시계 브랜드로
창립자 앙투안 르쿨트르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갖춘 발명가였다. 그는 마이크론 단위까지 잴 수 있는 밀리오노미터를 개발해 시계의 정밀 부품들을 만들어냈고 예거르쿨트르가 시계 명가가 되기까지의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예거르쿨트르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00년대 초부터다.
예거르쿨트르의 탄생
앙투안 르쿨트르에 의해 탄생된 회사는그의 아들 엘리 르쿨트르가 이어받으며 무브먼트 제조사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그의 손자인 자크 데이비드 르쿨트르가 가업을 이어받은 뒤 예거르쿨트르는 시계 브랜드로 유명세를 얻게 됐다. 자크 데이비드는 1903년 파리의 시계 제조업자인 에드몽 예거와 손잡은 뒤 미적이고 창의적인 시계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사업 파트너로서 관계를 지속해온 그는 1937년 두 사람의 이름을 따 예거르쿨트르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기에 이르렀다.
180도 회전하는 손목시계
예거르쿨트르가 본격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리베르소’라는 시계가 탄생하면서부터다. 구기 스포츠인 폴로는 말을 탄 채 공을 쫓아가는 과격한 스포츠로 영국군 장교들이 주로 즐기던 활동이었다. 문제는 폴로 경기 중 그들의 손목시계가 파손되는 일이 흔했다는 점이다. 이에 예거르쿨트르는 전면 다이얼이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케이스가 180도 돌아가도록 설계했다. 파인 홈에 따라 케이스를 밀면 다이얼이 아닌 스틸 케이스가 노출되어 전면 다이얼부가 파손되거나 손상되는 일이 없다. 이러한 획기적인 발명으로 예거르쿨트르는 전 세계 유일무이한 손목시계 브랜드로 도약했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 듀오페이스 등 혁신
리베르소의 인기는 꾸준히 유지됐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리베르소 시계의 뒷면 스틸 케이스에는 원하는 그림이나 문구를 넣을 수도 있다. 요청받은 문구나 이미지는 장인들의 섬세한 수공예를 통해 시계에 새겨진다. 자신만의 특별한 시계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는 큰 인기를 모았다. 헐리우드 유명 배우인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애완견의 얼굴을 각인하기도 했다. 예거르쿨트르의 스테디셀러이자 클래식 시계로 자리잡은 리베르소는 1994년 또 다시 화제를 모았다. 바로 리베르소 시계의 다이얼을 양면으로 구현한 것이다. 앞 면은 기본적인 생활권의 시간을, 뒷 면은 두번째로 자주 사용하는 세컨드 타임을 표기하도록 한 듀오페이스 시계는 특히 출장이 잦은 사업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