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의 작은 노점으로 시작해 세계 모자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성장하며 현재는 지게차, 버스기업, 교육사업과 미디어, 복지사업까지 넘나들며 중견그룹으로 성장한 기업 영안모자. 하지만 회사의 창업주인 백성학 회장은 그룹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기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소기업이라는 뿌리
백 회장이 영안그룹이라는 사명을 쓰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백 회장은 재벌흉내를 내기보다는 중소기업과 제조업이라는 기업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밝혔다. 사원들은 꼭 유니폼을 입고 일하도록 하는 것 역시 공장으로 시작한 회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욕심부리거나 떠벌리는 것을 싫어하는 그의 철학답게 영안모자는 차근차근 사업 영역을 넓혀나갔다. 현재는 총매출 중 10%가 모자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우려 속에서도 사업다각화 성공
스스로를 모자쟁이라 일컫는 그는 작은 모자에서 시작한 기업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모자부터 시작해 지게차, 버스, 방송이건 모두 비즈니스로 통한다고 말한다. 그가 대우버스를 인수할 때만 해도 업계관계자들은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모자쟁이가 버스 회사를 잘 운영할 수 있겠느냐는 주위의 걱정어린 시선도 있었다. 백 회장은 원자재를 가져다가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보면 공장은 뭐든 비슷하다며 경영에 적극 나섰다. 그는 이미 코스타리카 공장을 구축할 당시 현지에서 버스 회사를 투자하고 운영한 경험도 있다.
세무 사찰 당한 후 만든 사훈
그룹이라는 단어를 지양하며 모자쟁이를 자처하는 그의 성격답게 경영철학도 독특하다. 먼저 사훈은 정리정돈이다. 1969년 정한 사훈은 단순히 물건만 정리정돈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도 정리정돈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사훈은 1980년대 세무 사찰 이후 만들었다. 지금도 비자금을 만들거나 탈세를 하는 행위는 철저히 견제하고 있다. 그런 그의 경영철학은 정직과 원칙을 지키고 분식, 비자금, 탈세를 하지말자로 알려져있다. 비자금을 쓰지 않는 것이 노하우라고 언급하기도 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