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이라는 기간 동안 인류의 발이 되어 준 이동수단 자전거. 최근에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이동수단이자 건강한 레저활동으로 각광받으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자전거 시장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자전거 부품으로 전 세계를 장악한 기업이 있다.
자전거 업계 독보적인 기업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시마노는 자전거 업계의 인텔로 통한다. 과거 컴퓨터 CPU 대부분이 인텔제품이었던 것처럼 자전거 역시 시마노가 생산한 부품을 장착하지 않은 자전거가 없다는 의미에서 생긴 별칭이다. 현재 경쟁사들의 등장으로 독보적인 위치에서 내려온 인텔과 달리 시마노의 입지는 더 커졌다. 코로나19 이후 자전거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 공장을 풀가동해도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매출은 고공상승하여 역대 최고 매출을 갱신 중이다.
시마노 부품없는 자전거는 앙꼬없는 찐빵
1921년 작은 철공소에서 시작한 시마노는 주문자상표부착(OEM) 업체로 사업을 유지해오던 회사였다. 이 회사가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은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다. 시마노는 자전거 완제품이 아닌 자전거 들어가는 핵심 부품에 집중해 경쟁력을 쌓았다. 고품질의 고급자전거가 미래라고 판단한 시마노는 변속기와 체인을 합친 컴포넌트 방식의 부품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또한 감에 의존하던 변속 시스템도 손끝 감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바꿨다. 시마노의 부품을 장착한 자전거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자전거 완제품 제조사들은 시마노의 제품을 구매할 수 밖에 없게 됐고 시마노는 대체불가능한 업체로 발돋움하게 됐다. 시마노의 전 세계 시장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특히 선수용 자전거나 산악자전거 등 고급형 자전거 부품 시장은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세계 최대 자전거 수출국이었던 일본은 1990년대 중국과 대만에 점차 자리를 내어주기 시작했다. 당시 수많은 업체들이 도산해버리고 말았다. 일찌감치 미래를 준비한 시마노는 핵심부품에 집중하는 한편 내수시장보다는 해외시장 개척에 더 적극적으로 임했다. 결국 일본 자전거 업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생존해 현재 세계 최대의 자전거 부품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