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외식업계가 유례없는 불황을 맞았다.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식당들은 하나 둘 문을 닫았고 이는 대규모 프랜차이즈도 피할 수 없는 문제였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며 미국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가 된 곳도 있다. 바로 멕시칸 레스토랑 치폴레다.
일찌감치 디지털화 시도
치폴레는 2015년 연이어 터진 식중독 사고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경쟁사 타코벨의 브라이언 니콜 CEO가 구원투수로 등장하면서 치폴레의 브랜드 이미지도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이어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라는 유례없는 위기가 닥치며 외십업계에 긴 겨울이 시작됐다. 다른 기업들이 크게 휘청이는 가운데에서도 치폴레의 실적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디지털 전환에 있었다. 니콜 CEO의 회생 전략 중에는 치폴레의 디지털화도 있었다. 그는 타코벨에서 근무할 당시 키오스크와 모바일 주문방식을 보급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이를 치폴레에서도 똑같이 적용하며 디지털화에 힘썼다.
코로나19로 기회가 된 디지털화, 물 들어올 때 노 저은 치폴레
2020년 코로나19가 미국을 덮치며 자가격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치폴레의 디지털전환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졌다. 곧바로 무료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고 모바일 앱을 통한 주문, 결제환경을 크게 개선시켰다. 매장에는 온라인 주문 손님들을 위한 전용 픽업칸을 만들어 줄을 서지 않고 음식을 바로 받아갈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빠른 대응은 모든 매장을 본사 직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디지털 주문에 대한 편의성이 크게 높아지자 치폴레의 디지털 매출 비율은 빠르게 증가했다. 팬데믹이 한창일 때는 디지털 매출이 전체 중 60%를 웃돌기도 했다. 현재 온라인 리워드 프로그램 회원은 2,6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는 스타벅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싸구려 프랜차이즈와의 차별화를 위해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운영하지 않았던 치폴레는 코로나19 이후 고객 편의를 강조하며 드라이브스루 매장도 확대했다. 여세를 몰아 아예 디지털 전용 매장도 열었다. 기존 치폴레 매장과 모든 것이 동일없이 현장 주문없이 온라인으로만 주문할 수 있는 매장이다. 최근에는 머신러닝을 도입해 식재료 소비량을 예상해 효율성을 높이고 조리로봇이 토르티야 칩을 제조하는 등 새로운 디지털화를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