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공간을 핫플레이스로 만든 미다스의 손, OTD코퍼레이션 손창현 대표
띵굴시장, 성수연방, 아크앤북 등 젊은 층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공간들의 공통점이 있다. OTD코퍼레이션 손창현 대표의 손을 거쳐 탄생한 공간이라는 점이다.
사양길 접어든 오프라인, 새로운 성공방식 써내려가
OTD코퍼레이션은 오프라인 공간을 기획하는 회사다.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심화와 온라인 채널의 성장,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오프라인 소비가 위축되는 등 오프라인 공간은 다소 사양산업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OTD코퍼레이션은 라이프스타일과 서점을 결합한 아크앤북, 스몰브랜드들을 모아놓은 편집샵 띵굴시장, 음식과 마실 거리들을 모은 복합몰 성수연방까지 보란듯 성공시키며 오프라인 채널의 새로운 성공방식을 써내려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손창현 대표가 있었다. 연이은 성공에 손 대표는 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기도 한다.
건축과를 졸업한 손 대표는 미국의 한 설계사무소에서 직장인 생활을 했다. 하지만 그의 이상과 현실은 크게 달랐다. 클라이언트들의 요구에 의해 건물을 설계하는 건축가보다는 창의적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디벨로퍼가 적성에 맞다고 생각한 그는 대기업에 들어가 여러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OTD코퍼레이션을 창업하며 혼자서기에 돌입한 손 대표는 창업 동기를 재밌고 하고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먼저, 최초로 성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손 대표의 특기는 죽어가던 소외된 공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재창조해 붐비는 핫플레이스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크앤북이다. 사람들이 스쳐지나가는 지하 통로에 책터널을 만들어 이색적으로 연출했더니 SNS를 통해 엄청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복합몰 성수연방은 1970년대 지어진 낡은 화학공장 부지를 현대적으로 리노베이션한 것이다. 편집숍부터, 음식점, 카페 등이 입점한 성수연방은 입점 브랜드들의 생산 공장과 쇼룸이 같은 공간에 비치되어있다는 점이 이목을 사로잡는다. 띵굴시장의 오프라인 매장은 진열대 대신 세탁기, 소파, 침대 같은 가구들을 배치해 새로운 쇼핑경험을 선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라는 위기가 닥치자 OTD코퍼레이션은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스몰브랜드 편집샵인 띵굴시장을 통해 소울푸드 배송 플랫폼을 선보인 것이다. 을지로, 망원시장, 압구정 등에 위치한 맛집 음식을 새벽배송 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배달과 달리 하루 주문량을 한꺼번에 받아온 뒤 센터에서 분류, 포장해 다음 날 새벽에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고전 중인 맛집들도 새로운 판로를 찾을 수 있고 고객들도 먼 거리를 이동해 맛집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자신만의 소울푸드를 집에서 편히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