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한 중소기업이 ESG경영으로 주목받으며 대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자원순환 기업 동민산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재활용 어려워 외면받던 곤포 사일리지
동민산업은 2013년 설립됐다. 창업자인 강원철 대표는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을 사출하는 회사에서 10여 년간 근무하다가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주목한 아이템은 농촌에 버려져있는 곤포 사일리지였다. 들판의 마시멜로라고 불리는 곤포 사일리지는 수분 함량이 많은 볏짚, 목초 등의 사료작물을 넣어 보관하는 비닐이다. 곤포 사일리지는 축산 농가에서는 필수적인 포장재이지만 마땅한 처리방법이 없는 데다 재활용까지 어려워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만 연간 1만 2,000톤의 곤포 사일리지가 버려지고 있다.
양보다는 질, 기술력 내세워 국내 시장 장악
강 대표는 곤포 사일리지로 인한 화재때문에 지인이 목숨을 잃는 사고를 당했다. 이후 곤포 사일리지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면서 창업에 도전했다. 무른 성질을 띄고 있는 곤포 사일리지는 접착력이 강해 볏짚같은 이물질과 잘 붙는다. 이러한 특성때문에 이물질과의 분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재활용 시장에서 외면받아왔다. 강 대표는 플라스틱 사출 분야의 경력을 바탕으로 이물질 여과 기술을 비롯한 여러 공정을 개발하는 데에 성공했다. 총 9건의 특허를 획득하며 기술력 확보에 힘쓴 결과 재활용 시장에서 외면받던 곤포 사일리지를 80미크론 이상의 필름을 뽑을 수 있는 형태로 재활용하는 데에 성공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동민산업은 국내 곤포 사일리지 재활용 시장의 55% 가량을 처리하고 있다.
매출도 덩달아 올랐다. 2015년 생산을 시작해 지난해 121억원의 매출을 냈다. 2017년에는 공장을 늘려 현재 2개의 공장이 가동 중이며 하루 평균 50톤 가량의 폐비닐을 처리 중이다. 2018년에는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한 뒤 공장을 세웠다. 이를 발판으로 앞으로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강 대표는 재생 원료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하며 ESG 경영을 내세워 협력 방안을 꾸준히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