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면이 필요한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급격한 변화의 바람을 맞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색다른 경험을 오프라인 매장에 선보이는 브랜드들이 늘어나면서 공간 비즈니스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마치 잡지처럼
필라멘트앤코가 운영 중인 프로젝트 렌트 역시 오프라인 공간 비즈니스다. 짧게는 2주, 길게는 3달까지 브랜드를 경험하고 알릴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열 수 있도록 공간을 임대해준다. 작은 공간이지만 대기업부터 신생 브랜드까지 다양한 고객사들이 프로젝트 렌트를 통해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필라멘트앤코의 최원석 대표는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매거진에 비유해 설명한다.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기 전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고객 반응을 살펴보고 브랜드를 알리는 일종의 오프라인 마케팅 채널이라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잡지를 보듯 거리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브랜딩 전문가가 만든 프로젝트
필라멘트앤코는 브랜드 컨설팅 전문기업으로 LG전자, 현대카드 등에서 브랜드 개발과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역량을 쌓은 브랜드 컨설팅 전문가 최원석 대표가 설립했다. 최 대표는 2018년 강남구 신사동에서 발견한 50평에 달하는 공실을 보고 프로젝트 렌트를 처음 구상했다. 별다른 인테리어 없이 공실 상태인 노출콘크리트를 살리고 간이 테이블을 가져와 22일 간 오프라인 매거진 컨셉트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그럼에도 22일 간 총 1만 8천여 명이 다녀가며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처음에는 공실인 공간을 2~3개월 간 단기임대하여 프로젝트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려 했지만 공간을 찾는 데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자 프로젝트 렌트만의 공간을 찾아 성수동에 6평 남짓의 작은 매장에 1호점을 냈다.
콘텐츠가 좋은 소규모 브랜드들 몰려
최 대표는 프로젝트 렌트를 규모가 작은 브랜드들을 위한 오프라인 마케팅 플랫폼으로 소개한다. 소규모 브랜드들은 아무리 브랜드 스토리가 좋더라도 오프라인 공간을 임대하고 매장을 운영하는 데에 드는 비용이나 인력 등이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유명브랜드가 즐비한 공간보다는 새로운 컨텐츠가 풍부한 공간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비즈니스 모델에 확신을 줬다. 예컨대 가로수길이나 경리단길 같은 거리가 인기가 높아지면서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사는 현상도 이 같은 경향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점에서 프로젝트 렌트를 찾는 소규모 브랜드들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규모는 작지만 좋은 콘텐츠를 가진 브랜드들이다. 소개할 브랜드들이 늘어난 만큼 프로젝트 렌트의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8개의 공간을 운영 중이며 100회 이상의 팝업스토어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