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렌즈부터 시작해 차량용 카메라, 빔프로젝터 렌즈 등 광학렌즈를 주로 다루는 국내 기업 세코닉스는 1988년 설립됐다. 일본 광학업체 세키노스사의 한국 생산기지로 시작한 세코닉스는 광학기술의 국산화를 선도하며 국내 1위 광학업체로 발돋움했다.
IR 담당하며 회사 전반 꿰뚫어
세코닉스의 박원희 회장은 대한전선 공장장, 대우전자 기술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뒤 창업한 인물이다. 세키노스코리아를 인수해 광학렌즈 사업에 뛰어든 그는 1998년 삼성전자의 모바일용 카메라 렌즈 개발을 시작으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현재 대표직을 맡고 있는 박은경 대표는 창업주 박원희 회장의 딸이다.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한 그는 광고사에 근무하다 부친의 권유로 세코닉스에 입사했다. 2003년 입사한 그는 세코닉스의 IR을 담당하며 회사 홍보에 나섰다. 박 대표는 아버지와 일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껴 처음에는 2년 정도만 도와드리자라는 생각으로 입사했다고 밝혔다. 당시 세코닉스는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회사였다. 회사에 합류 후 주가가 3분의 1로 하락하는 사태를 겪었던 그는 회사의 비전과 기술 등 모든 면면을 꿰뚫고 있어야 IR도 잘 할 수 있겠다라고 깨달았다. 그 후 그는 온라인으로 경영대학원 수업을 듣고 회사의 연구소를 찾아 기술에 대해 공부하며 회사 전반을 파악했다. 그렇게 2년 만 도와드리자라고 합류한 회사에서 박 대표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사에 몸담고 있다.
2세 경영인, 여성 CEO… 고정관념을 깨다
박 대표는 기업 오너의 딸이라 대표가 됐다는 말을 듣기 싫어 더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가 많은 시간을 투자한 분야는 기술 분야다. 여성 경영자라 기술은 모른다라는 인식을 깨고 싶었기 때문이다. 노력은 곧이어 빛을 발했다. 현대모비스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에 성공하며 전장사업은 크게 성장했다. 2014년 광전자사업부 책임자를 거쳐 2016년 대표직에 오른 그는 여러 사업을 전두지휘하며 세코닉스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2016년 에스에이엘을 인수해 램프사업에 뛰어들었고 이후 램프사업의 확장을 위해 폴란드 법인설립도 추진했다. 베트남에 차량용 카메라 생산공장 설립, 엔비디아와의 협업 등도 박 대표가 추진한 사업이다. 박 대표가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인 2015년 2,450억원이었던 기업의 매출은 지난해 4,427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현재는 자율주행차 시장과 인공지능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매출 5,000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