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이 다이어트 전후를 보여주며 다이어트 효과를 극대화하는 마케팅으로 유명한 쥬비스가 지난해 860억원의 매출을 내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 최근에는 2,500억원에 인수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한 쥬비스와 함께 창업주 조성경 회장의 이야기도 주목받고 있다.
다이어트 컨설팅으로 차별화
5000만원이라는 자본금을 종자돈 삼아 국내 최초의 다이어트 컨설팅 회사를 창업한 조 회장은 2002년 목동에 위치한 작은 상가에서 쥬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다이어트 회사들은 대체로 마사지기나 식품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조 회장은 다이어트에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자들을 보고 컨설팅으로 차별화하며 다이어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고가의 이용료에도 조 회장은 창업 첫 날부터 매출을 올렸고 자신감을 얻어 홍보에 박차를 가했다. 월세 70만원의 작고 허름한 상가였지만 쥬비스는 살 빠지는 숍으로 금새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확장했다.
국세청 압수수색이 계기가 되어 데이터베이스 쌓고 미래먹거리까지 준비
20년이 지난 지금 쥬비스는 엄청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다이어트 시장의 절대강자로 성장했다. 개인의 식습관, 몸 상태와 생활습관을 211개 항목으로 나누고 그동안 쌓인 530만 건에 달하는 빅데이터로 분석해 다이어트를 컨설팅해준다. 키, 나이, 직업뿐아니라 성격까지 수집해 다이어트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조 회장이 이처럼 데이터에 공을 들이게 된 계기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쟁사가 없어 빠르게 확장한 쥬비스는 어느 덧 10개 지점을 운영하는 사업체로 성장했다. 100억원의 매출을 낸 조 회장은 당시 개인사업자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경영이나 세무에 대해서는 무지했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가 창업 7년 만에 매출 100억원을 낸 점을 수상히 여긴 국세청에서 압수수색을 시작하면서 쥬비스는 당분간 영업을 중단해야할 위기에 쳐했다. 당시 국세청은 고객정보와 상담내역 전부를 압수해 조사했다고 한다. 그 이후 조 회장은 모든 데이터를 전자식으로 변환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업계에서 누구보다도 빨리 인공지능을 도입해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푸드사업과 찾아가는 서비스 등을 일찌감치 준비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한편 쥬비스는 2020년 2,500억원의 몸값으로 한 자산 운용사에 매각됐다. 5,000만원으로 시작된 회사가 그의 5,000배에 달하는 2,500억원의 수익을 남긴 것이다. 창업자인 조 회장은 20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