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이커머스 시장이 때아닌 호황을 맞이했다.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등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업체들 간 출혈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며 1조 6,000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지만 병행수입 구조로 인한 가품 논란 등 어두운 그늘도 드리우고 있다.
46억원에서 1년 만에 171억원, 매출 껑충
신생 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뛰어들어 날이 갈 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명품 이커머스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젠테가 1년 만에 매출 신장률 400%라는 기록을 세우며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젠테는 2020년 4월 설립된 신생 스타트업으로 후발주자임에도 올해 상반기에만 171억원의 매출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특히 최근 투자업계가 얼어붙은 상황 속에서도 1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젠테의 이러한 성적표가 더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유는 타 기업들과 달리 마케팅에 별다른 투자를 하지 않고도 10만 명에 달하는 회원을 모았기 때문이다. 젠테의 정승탄 대표는 소싱의 역할이 컸다고 말하며 고객의 취향과 트렌디함을 예측해 브랜드들을 소싱하고 타겟팅을 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 모델부터 차별화
젠테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은 바로 비즈니스 모델에 있다. 젠테는 현재 B2B, B2C 서비스를 나눠 운영 중이다. 특히 유럽의 부티크와 국내 기업을 연결해주는 B2B 서비스는 다른 기업들과의 차별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 현지 100여 개의 부티크와의 네트워크를 형성한 젠테는 국내 7개의 고객사를 확보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했다. 최근 명품 이커머스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가품 논란도 원천차단했다. 젠테는 부티크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자체 ERP 시스템을 구축해 부티크 재고를 직접 관리하는 것도 특징이다.
젠테가 이러한 사업 구조를 가지게 된 데에는 정승탄 대표의 역할이 컸다.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정 대표는 미국의 패션 브랜드 케이트스페이드 제조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패션 업계에 몸담았다. 그 후 좀 더 패션에 대해 공부하고 싶었던 그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2년 간 체류하기도 했다. 그렇게 유럽 패션 시장의 전문가가 됐고 부티크와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