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으로 유명한 샘표식품이 종합 식품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1946년 설립된 샘표식품은 집에서 담가먹던 간장을 사먹는 간장으로 바꾼 기업이다. 90년대까지 간장을 생산하던 제조사에 불과했던 샘표식품은 오너 3세 박진선 대표의 취임 이후 체질 개선을 통해 발전을 이뤘다.
학자의 길 걷다, 회사 경영에
박 대표는 다소 독특한 이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가업을 이을 생각이 없었던 그는 1973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 미국 스탠퍼드에서 전자공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철학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1988년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철학 박사 과정까지 밟았고 철학과 교수가 된 뒤 학자의 길을 걸었다. 철학 강의를 하면서 록밴드도 겸했을 정도로 예술적인 면모도 뛰어난 그는 1988년 아버지의 설득에 샘표식품에 기획이사 자리로 합류했다.
R&D,마케팅이 성공좌우
박 대표의 합류 후 샘표식품은 R&D 중심 회사로 변모했다. 단순 제조사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박 대표의 강한 주장덕분이다. 당시 생산직 200명이 전부였던 샘표식품은 처음으로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하면서 R&D와 마케팅 인력을 뽑았다. 1997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에는 이 같은 전략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현재는 전체 인원 중 20%가 R&D 인력으로 구성되어있을 정도다. 샘표식품의 기술연구소는 발효 소재, 식품 개발, 바이오분석, 식품안전 등으로 나뉘어져있다. 적극적인 R&D의 결과 샘표식품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종합 식품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브랜드 연두, 폰타나 등이 대박을 치면서 매출은 급격히 상승했고 지난해 3,4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폰타나의 경우 샘표 브랜드 로고를 빼고 폰타나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이탈리아 브랜드처럼 보이도록 패키지를 구성해 큰 인기를 모았다. 현재 폰타나는 국내 크림파스타 소스 1위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또한 박 대표는 샘표식품의 해외 수출에도 공을 들였다. 미국, 중국 법인을 두고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10%는 해외 수출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온라인 판매가 늘면서 수출액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세계화에 더욱 속도를 내기위해 할랄 인증 제품을 출시하고 물류창고에 대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