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매김, 국내에서는 대형 거래처와의 독점계약. 가온미디어가 걸어온 길
가온미디어는 셋톱박스 전문기업으로 잘 알려져있다. 케이블, 지상파 방송 수신장치인 셋톱박스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제품으로 가온미디어는 셋톱박스 분야에서 세계적인 입지를 굳혔다.
창업 초기 911테러, 월드컵까지
2000년 설립된 가온미디어는 삼성전자의 엔지니어 출신인 임화섭 대표가 창업한 회사다. 가온미디어는 아날로그 방송이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해 5년 만에 70여 개국에 셋톱박스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를 위해 임 대표는 영업 사원들을 전부 해외 대학 출신으로 선발하기도 했다.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가온미디어는 창업 1년 만에 위기에 봉착했다. 2001년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해 직원을 파견보낸 상황에서 911테러가 일어난 것이다. 이제 수출길은 막히겠구나 판단한 임 대표는 낙담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오히려 셋톱박스에 대한 수요는 전보다 훨씬 더 늘어났다. 큰 사고가 터지니 사람들이 방송을 더 많이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후 2002 월드컵도 기회로 작용했다. 한국에 대해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며 영업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꾸준한 연구개발통해 디지털 시대에 발맞추다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가온미디어는 본격적으로 국내 영업에 돌입했다. 2006년에는 스카이라이프에 셋톱박스를 공급하며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이와 동시에 꾸준히 R&D에도 공을 들였다. 국내 최초로 가정용 게이트웨이를 출시했고 다음 해에는 일반TV를 스마트TV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박스를 출시했다. 또한 임 대표는 셋톱박스가 단순히 방송을 수신하는 기능을 넘어서 가정의 여러 가전기기를 연결하는 허브가 될 것이라 판단, 최악의 실적을 낸 해에도 연구개발 비용에 아낌없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KT 기가지니를 독점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가온미디어가 선보인 KT 기가지니는 방송 수신이라는 셋톱박스의 기능에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을 도입해 상용화한 제품이다. 여기에 스피커, 카메라 기능을 더해 음성인식을 통해 방송, 음악, 주문, 비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외 대형 거래처를 통해 가온미디어는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5,279억원의 매출을 냈으며 이중 80%가 수출을 통해 발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