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역별로 마시는 소주가 다른 경우가 많다. 부산의 경우에는 소주 대선으로 잘 알려져있는 대선주조가 지역 내 주류 제조사로 유명하다.
90년 역사의 부산 대표기업
대선주조는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이다. 1930년 부산 범일동에서 문을 연 대선주조는 어느덧 백년기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부산 시민들에게 대선 소주와 시원(C1) 소주는 일종의 정체성과도 같다. 그만큼 오랜 기간 부산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대선주조는 한부산 지역 내에서 시장 점유율 90%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인수합병 후 상황은 완전히 반대가 됐다. 부산의 중견기업 비엔그룹은 2011년 대선주조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잡음이 발생했고 지역 내에서 신뢰를 잃었다. 부산의 향토기업인 대선주조가 자본주의에 굴복했다며 여론이 나빠진 것이다. 한 때 90%에 육박했던 시장 점유율은 20%로 곤두박질쳤다.
레트로 감성 자극하며 위기 극복
하지만 최근 대선주조가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대선주조의 조우현 대표는 2011년 대선주조의 모회사인 비엔그룹에 합류해 13년 간 경영 수업을 거쳤고 2016년부터 대선주조의 대표이사로 취임해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조 대표는 취임 후 대선주조의 부활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우선 제품 가짓수를 단순화하고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며 마케팅에 힘을 쏟았다. 레트로 느낌을 담은 포스터를 주요 상권 식당에 부착하고 직접 영업을 위한 아르바이트 생을 기존보다 5배 가량 증원했다. 70년대부터 90년대 대선을 즐겨마시던 중장년층을 공략하기 위해 시작한 레트로 마케팅은 의외로 젊은 층에서 큰 반응이 나타났다. 출시 15개월 만에 1억병 판매고를 올리며 대선주조는 재기에 성공했다.
지역 사회와 함께
지역 소주임을 강조하는 마케팅도 유효했다. 부산과 김해, 양산을 위해 각종 후원 행사를 벌이고 지역 내에서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부산불꽃축제 역시 대선주조의 후원 아래 매년 열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산국제영화제, 부산항축제 등에도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이 밖에도 대선공익재단을 설립해 무료 급식소, 아동지역센터 등을 설치했다. 코로나19 이후 지역 사회가 어려움에 쳐하자 소독용 알코올 주조 원료를 기부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지역 대학생들과 마케팅 전략 수립을 위한 발표회를 열기도 했다. 한편 대선주조는 지난해 61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