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쇼핑몰이 접속자 폭주로 먹통이 됐다. 한국 전통 디자인 브랜드 미미달이 출시한 고려청자 굿즈가 입소문을 타면서 한꺼번에 접속자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미미달은 국보 제 68호인 청자상감운학문매병에서 영감받은 디자인을 바탕으로 무선이어폰과 휴대폰 케이스 제품으로 재탄생시켰다. 당시 BTS의 멤버 RM이 SNS를 통해   미미달의 케이스를 사용 중임을 밝히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금속공예 디자인을 전공한 미미달의 한상미 대표는 2017년 일본 여행을 다녀온 후 창업을 결심했다.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에도 일본 전통 디자인이 가미되어있는 것을 본 그는 우리나라의 전통 디자인은 외국인 대상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겼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제품에 한국 고유의 디자인을 재해석해 담아낸다면 충분히 젊은 층에게도 반응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그는 곧바로 제품 개발에 나섰다. 

그렇게 개발한 첫 아이템은 일월오봉도가 그려진 필통이었다. 일월오봉도는 만원권 지폐에 그려져있는 병풍으로 사극이나 영화에 자주 나와 대중들에게 친숙한 문화재다. 병풍처럼 접히고 펼칠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단추를 달아 전통적인 디자인을 가미했다.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로 시작한 미미달의 첫 제품은 목표 금액의 1,100%가 넘는 모금액을 달성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필통을 시작으로 미미달은 일월오봉도 디자인의 엽서, 파우치, 의류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그 다음으로 출시한 제품이 고려청자 굿즈다. 고려청자의 비색을 재조명하여 새로운 색감을 개발하기 위해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고 미미달만의 영롱한 비색이 완성됐다. 거기에 운학과 국화 문양을 넣어 우리가 흔히 아는 고려청자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렇게 개발된 케이스가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상품 공모전에 채택되면서 화제를 모으더니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났다. 박물관 굿즈로 알려지면서 두 달 여 사이에 2만 개의 제품이 동났다. 

한 대표는 공모전을 통해서 제품의 실용성과 디자인을 입증한 뒤에 출시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문화상품, 관광상품 공모전이 대부분이다. 공공기관으로부터 디자인권을 인정받아 명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온, 오프라인 40여 채널에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한 대표는 자칫 촌스럽고 고리타분하게 여겨질 수 있는 전통을 현대적인 시각에서 재해석하여 젊은 감각을 더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익숙한 전통 문양이나 소재를 일상적인 제품에 활용하여 전통과 현대가 함께 어우러지고 나아가 한국 전통 문양의 대중화에도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