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폴더블 휴대폰 갤럭시폴드와 Z플립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관련 부품사가 수혜를 보고 있다. 그 중 폴더블 폰의 핵심 부품이라 할 수 있는 힌지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기업 KH바텍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속 초정밀 가공 기술력 갖춰
힌지는 경첩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다. 1992년 금호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KH바텍은 통신기기, 전자기기 부품을 제조하던 회사였다. 창업 초부터 금속 초정밀 가공부품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KH바텍을 설립한 남광희 대표는 연세대학교에서 기계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현대중공업 연구원을 거쳐 다이나캐스트코리아에서 근무한 바 있다. 다이나캐스트는 주조 관련 외국계 기업으로 알려져있다.
오디오, VHS비디오 부품에서 노트북, 스마트폰까지 확장
설립 초기에는 주로 오디오, 비디오테이프와 관련된 부품을 생산했지만 199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면서 노트북 관련 분야로 영역을 확대했다. 이 때 노트북의 힌지 부품을 생산하면서 힌지 관련 기술력을 키워왔다. 2000년대 휴대폰, 특히 폴더폰 시장에 부품을 납품하면서 회사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당시 삼성전자, 노키아 등 완성폰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며 회사는 안정적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2010년 주 고객사인 노키아의 경영악화로 KH바텍 역시 휘청였다. 당시 KH바텍이 주로 납품했던 슬라이드 모듈은 슬라이드폰의 인기 하락으로 점차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남 회장은 다른 분야로 눈을 돌렸다. 금속 가공에 자신이 있었던 KH바텍은 스마트폰 외장재로 눈을 돌렸고 때마침 삼성전자를 비롯한 완성폰 업체에서 외장재로 금속재질을 채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빠르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힌지 독점공급
제 2의 전성기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흥행과 함께 찾아왔다. 갤럭시폴드, Z플립의 힌지 부품을 독점 납품하게 된 것이다. 힌지는 폴더블폰의 디스플레이 내구성, 수명을 포함해 휴대폰을 접는 느낌부터 디스플레이의 주름까지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기술력이 중요하다. 폴더블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힌지 시장은 올해 5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H바텍은 노트북부터 폴더폰 등 힌지 관련 기술력을 누적시켜온 기업으로 2019년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 1세대의 힌지를 독점 제공한 데에 이어 지금까지 힌지 납품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와의 격차가 커 사실상 독점이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