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앱 카카오톡이 데이터센터 화재로 한동안 통신 장애가 발생해 국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처럼 화재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 지 예상할 수 없는 재난이다. 특히 직원들이 모두 퇴근한 시각, 아무도 없는 곳에서는 작은 불씨가 금새 큰 불로 번지기 쉽다.
세계 유일, 화재 예방백신
이러한 화재 문제에 전면으로 해결책을 제시한 기업인이 있다. 바로 지에프아이의 이상섭 대표다. 2014년 설립된 지에프아이는 소방용품 등을 생산하는 안전 소재 업체다. 주력제품인 이지스는 마이크로캡슐 단위의 소화기다. 머리카락 1개 굵기 정도의 크기인 마이크로캡슐 알갱이에 소화약제가 들어있다. 소화약제는 미국 3M사의 젖지 않는 물로 유명한 소재를 사용했다. 고분자 합성수지를 이처럼 작은 알갱이로 가공해 마이크로캡슐로 만드는 것이 지에프아이의 기술력이다. 마이크로캡슐 수 만개를 테이프, 패드, 와이어, 필름 등의 형태로 만들었으며 이를 화재 위험이 큰 곳에 붙여두기만 하면 된다. 화재가 발생하면 불의 온도에 반응해 소화약제가 분출되고 불을 조기에 진압할 수 있는 원리다. 이처럼 캡슐형태의 소화기는 세계적으로 유일하다. 이 대표는 이지스를 세계 유일의 화재 예방백신이라 소개하기도 한다.
문과 출신 대표자, 소방 안전기술로 승부
이러한 기술을 개발한 이 대표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기술자가 아닌 그는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한 뒤 러시아에서 로스쿨을 졸업해 로펌을 운영한 경력이 있다. 러시아에서 생활하면서 마이크로캡슐을 활용해 화재 진압이 가능하다는 아이디어를 구상한 그는 3년 간의 연구개발 끝에 마이크로캡슐 공정을 개발하는 데에 성공했다. 지에프아이는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20건에 달하는 특허를 확보했으며 재난안전제품 인증, 방재신기술 인증 등을 받았다. 특히 소화약제는 오존층을 파괴하지 않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점에서 녹색기술인증까지 받았다. 지에프아이의 매출은 약 366억원으로 본격적으로 소방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사 삼성SDI의 ESS(에너지저장장치)의 화재예방안전부품으로 선정되며 매출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