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 자원 시장에 기여하다. 국내 최초 자동펌프 생산기업 한일전기의 이야기 (2) 자동펌프의 보급 그리고 메이드인코리아 기업
과거 자동펌프로 유명세를 탄 한일전기는 가전기업으로 체질개선을 하며 최근 대중들에게는 선풍기 제품으로도 각인되어있다. 연 매출은 약 1,500억원 수준으로 제품 다각화를 통해 꾸준히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불발탄 위험까지 무릅쓰며
한일전기의 김상호 회장은 1965년 국내 최초로 200와트 단상 모터와 자동펌프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자동펌프의 생산을 위해 김 회장은 철강 확보에서부터 공을 들였다. 당시 금형을 생산할 만한 회사가 없어 직접 원자재를 보러다녀야했다. 금형 및 치공구의 경우 강철로 제작되어야 했으나 수급이 어려웠고 김 회장은 이내 고철상에서 포탄을 구해 직원들과 직접 깎아냈다. 당시 불발탄이 폭발해 고철상에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있었으나 이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포탄을 깎아 재료를 확보한 것이다. 그렇게 한일전기를 일으켜 세운 모터를 만들 수 있었다.
국내 물 문제에 기여
다시 돌아와 자동펌프는 초반에는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점차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이 자동펌프가 한국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예상했다. 무교동에 작은 직판점을 내고 그 해 약 30대의 펌프를 판매했다. 만족도가 높았던 자동펌프의 성능 덕분에 한일전기는 무교동의 명물이 되었고 이듬해 1,5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한일전기는 기세를 몰아 국내 자동펌프 보급화를 위해 “왜 물 때문에 고생하십니까”라는 문구를 내걸고 광고를 시작했다. 이 때부터 정부에서도 한일전기의 자동펌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부촌에서는 1마력의 외국산 자동펌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한일전기의 200와트 자동펌프는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사실을 믿지 않았던 정부 관계자도 있었다.
가전영역으로 확대
한일전기는 자동펌프를 통해 기반을 마련한 한일전기는 무리하게 사업을 펼치지 않았다.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선풍기 등 가전 영역으로 사업을 넓혔다. 김 회장의 경영 철학 역시 이익 추구보다는 좋은 품질로 국민들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선풍기, 난로, 탈수기, 가습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중국 OEM이 아닌 메이드인 코리아를 고집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수 많은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증설하는 것에 반해 한일전기는 최근에도 부천에 공장을 증설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오랜 역사만큼 소비자들에게 각인되어있는 한일전기는 최근 레트로 선풍기를 선보이며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