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민항기 모델은 보잉737이다. 해당 모델은 전체 민항기 중 약 4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항공기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부품과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데, 이 보잉737의 후방동체를 제작하는 기업이 국내 제조업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분사 후 불안한 사업모델, 해외에서 기회를 찾다
경남에 위치한 아스트는 항공기 설계, 제조 전문업체로 미국 보잉과 브라질의 엠브라에르같은 글로벌 기업에 항공기 동체 등을 납품하고 있다. 아스트는 2001년 한국우주항공(KAI)에서 분사해 설립된 기업이다. 항공기 동체 제작 기술에서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낸 아스트는 오랜 기간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아스트의 김희원 회장은 한국우주항공에서 분사해 스트링거 생산을 시작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적금을 깨고 담보대출까지 받아 자본금을 마련했지만 당시 9.11테러와 중국발 사스 등의 여파로 사업 초부터 불안에 떨어야했다. 김 회장은 그 이후 한국우주항공에 의존적인 사업모델이 아닌 독자적인 거래처를 뚫어야한다는 생각으로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수주 성공 후 안정적인 사업 확장, 하지만 위기도
항공산업은 인명사고와 결부되어있어 기술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후방동체는 제작에 필요한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부위다. 내구성과 경량성을 갖춰야하고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 기술력도 요구된다. 아스트는 이러한 제조 기술을 고루 갖춘 몇 안되는 업체다. 또한 대형 민항기의 특성 상 수명이 길기 때문에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 한번 거래를 튼 제조업체와 꾸준히 거래를 이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아스트는 2011년 보잉의 주력 기종 B737 모델 후방동체 수주사업에 성공한 뒤 안정적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아스트 역시 위기를 맞았다. 2018년, 2019년 보잉737 기종의 추락사고가 연달아 일어나면서 보잉737 운항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아스트의 매출은 반 이상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다시 회복세에 돌입하던 찰나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또다시 주춤했다. 최근 코로나19로 급감했던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아스트의 매출은 1년 만에 2배 가량 늘어 지난해 1,602억원을 기록했다.